세입자들의 강남 입성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서울시 건축위원회는 서초구 양재동 102·212번지 일대에 장기전세주택(시프트) 687가구를 짓는 ‘양재동 장기전세주택 건립계획’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전세가가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저렴하고 최장 20년 까지 거주할 수 있어 강남입성을 원하지만 자금여력이 부족한 청약대기자들은 적극 노려볼 만하다. 강남 최초로 지어지는 양재동 장기전세주택에 대해 꼼꼼히 짚어본다.
시프트, 시세보다 80% 이하 저렴 당첨 후 청약통장 사용 가능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서울시가 서민들의 안정적인 주택공급을 위해 주변 시세(전세가)보다 80%이하 저렴하게 공급하는 전세집이다. 주택을 투자가 아닌 거주의 목적으로 바꾸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 2007년부터 추진한 프로젝트다. 전세계약기간은 2년으로 최장 20년까지 갱신할 수 있고, 전세금 인상률은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5% 이내로 엄격히 제한해 입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주만 청약이 가능하다. 단 세대주 본인뿐 아니라 동일한 주민등록등본상에 등재돼 있지 않은 배우자와 세대원까지 포함한 전원이 무주택이어야 한다.
장기전세주택의 청약자격은 공급면적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전용면적 60㎡ 미만은 청약저축 가입자로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70% 이하(241만 380원)와 자산보유요건(토지 개별공시지가 기준 5,000만 원 이하, 자동차 현재가치 2,200만 원 이하)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전용면적 60~85㎡이하는 청약저축 가입자로 무주택 세대원(본인과 세대원 전원)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또 85㎡ 초과의 경우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청약예금을 가진 무주택자로 예치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인 사람이 신청 가능하고, 입주자 선정은 청약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물량의 10~20%가 할당돼 있는 우선공급의 경우 전용면적 60㎡미만은 노부모부양(만 65세 이상의 직계존속), 장애인, 국가유공자, 중소기업근로자, 3자녀이상 가구, 소년소녀가장, 모·부자 가정 등이 청약할 수 있다. 또 전용면적 60~85㎡이하의 경우 만 65세 이상의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포함한다)을 3년 이상 계속하여 부양하고 있는 무주택세대주라면 누구나 우선공급을 신청할 수 있다.

또 지난 3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역세권 재건축 시프트의 경우 선정기준이 조금 다르다. 역세권 재건축 시프트는 지하철역 반경 500m 내에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돼 있는 주거지역(2,3종 일반주거지역 및 준주거지역)에 공급하는 단지이다. 이 경우 청약통장과 상관없이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무주택 세대주로서 무주택기간과 공급주택이 소재하는 구에 거주한 기간이 각각 1년 이상일 경우 기본적으로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85㎡ 초과 분에 대한 청약자격과 선정기준은 현재 서울시에서 계획 중에 있다.
또 장기전세주택에 당첨되더라도 청약통장은 입주자격 확인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추후 일반 분양아파트에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고, 이주시 전세금도 바로 지급받을 수 있어 서민들에겐 이상적인 주거공간이다.

양재동 시프트, 입지여건 ‘탁월’ 전용면적 114㎡ 아파트 첫 분양
서민들을 위해 공급되는 시프트가 서울 최고 입지 중 한 곳인 서초구 양재동 102번지와 212번지 일대에 들어서게 된다. 이번에 들어서는 장기전세주택은 기존 중소형 단지로만 이뤄졌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중대형(전용 114㎡) 61가구가 공급된다.
양재동 시프트는 역세권 시유지를 활용해 공급하는 첫 장기전세주택으로 3만 3,579㎡ 규모에 지상 20~44층 총 68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이 단지들은 강남권에 위치한데다가 중대형으로 이뤄져 있어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재시민숲과 마주한 양재동 102번지 일대는 1만 1,805㎡ 규모로 지상 20∼37층 2개 동 267가구가 공급된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59㎡ 179가구, 84㎡ 69가구, 114㎡ 19가구다. 이 단지는 25만 8,992㎡ 규모의 양재시민숲과 양재천이 단지 앞에 있어 주거쾌적성이 뛰어나고, 강남대로와 인접해 있어 역삼동, 테헤란로 등의 업무시설까지 진입이 수월하다. 또 양재초등학교가 단지와 맞붙어있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교육문화회관과 이마트 사이에 위치한 양재동 212 일대는 2만 1,774㎡ 규모로 지상 22~44층 전용면적 59㎡(253가구) 84㎡(125가구), 114㎡(42가구) 등 총 420가구로 구성됐다. 이 단지는 이마트, 녹지광장, 은행 등이 걸어서 3분 거리에 있고, 경부고속도로 양재IC가 단지와 마주하고 있어 편의시설 이용이 102번지보다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양재동 장기전세주택은 2010년 7월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매헌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양재IC, 양재대로, 강남대로 등을 이용해 강남권 업무시설 및 과천, 분당, 용인 등의 진입이 수월하다. 여기에 주변이 우면산, 청계산, 구룡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두 단지 사이에 양재천이 흐르고 있어 주거쾌적성이 뛰어나다.
분양가(전세금)는 주변 시세의 80% 이하 수준으로 책정된다. 송파구 장지지구 79㎡(전용 59㎡)가 1억 545만 원, 강서구 발산지구 79㎡(전용 59㎡)는 8,800만 원으로 주변시세에 비해 각각 67%, 52% 낮게 분양했다. 따라서 양재 시프트도 이와 비슷한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양재동 시프트 인근에 있는 우성 89㎡의 전세가가 2억 4,000원 선으로 1년 후 전세가가 10% 가량 오른 2억 6,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양재동 시프트 79㎡ 분양가는 같은 강남권 송파 장지지구 수준인 1억 7,400만 원 선(67%)에서 책정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형아파트는 양재동에 처음 공급하는 것으로 청약자격이나 입주자선정 기준, 분양가 등을 현재 계획 중에 있다”며 “양재동 시프트는 올해 말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2009년 하반기쯤 분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프트가 들어설 양재동 102·212번지 일대 위치도> |